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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찾아서: 뚝섬미술관 <파랑새> 전시회

일기

by AppyHending 2020. 6. 12.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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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내음이 물씬 나는 6월, 성수동 뚝섬 미술관에는 파랑새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1908년 벨기에 극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가 쓴 희곡, <파랑새>는 행복이란 무엇인가란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파랑새>의 주인공, 틸틸과 미틸 남매는 요술쟁이 할머니의 부탁으로 파랑새를 찾아 떠나는데요, 결국 파랑새 찾기에 실패하고 돌아설 때 남매는 자신들의 새장에 파랑새가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뚝섬 미술관의 <파랑새> 전시회는 원작의 모험을 전시회로 재현하였습니다. 관객들은 방처럼 꾸며진 전시관을 옮겨 다니며 틸틸과 미틸의 모험을 따라갈 수 있습니다.

 

Chapter 1. 틸틸과 미틸의 방

모험을 시작하는 틸틸과 미틸의 방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소박한 분위기의 방에서 관객들은 파랑새의 세계에 들어설 수 있게 됩니다.

 

Chapter 2. 기억의 서재

기억은 우리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 그건 타서 없어졌을까요, 아니면 꽁꽁 얼어붙었을까요? 김원진 작가는 불에 태운 책을 파라핀으로 채워 넣어 기억을 형상화했습니다. 이 방에서 관객들은 희미한 기억을 따라 자신의 행복을 되뇝니다.

 

Chapter 3. 추억

추억의 방에서는 동심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어린 시절 봤던 장난감을 닮은 그림은 아무 걱정 없이 행복했던 추억을 건드립니다.

 

Chapter 4. 불행

 

불행과 행복은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도심의 중심에 위치한 공원은 편안함과 여유로움이 보입니다. 하지만 행복의 저편에는 불행이 기다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마치 나무가 새의 머리와 눈의 형태를 하고 사람들을 부라리는 것처럼 말입니다. 

 

인간에게는 행복 말고도 그와 맞먹는 분량의 불행이 항상 필요하다.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Chapter 6. 탐욕

 행복과 불행은 들숨과 날숨같이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것과 같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가 공허함을 행복의 부족으로 여기고 빈 자리를 탐욕으로 채우려했음을 전시회는 비판하고 있습니다. 방을 가득 채운 선물 상자, 쇼핑카트, 그리고 명품 악세사리가 탐욕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탐욕과 행복은 한 번도 얼굴을 마주한 적이 없다.

Chapter 5. 일상의 행복

, 여름, 가을, 겨울의 일상을 행복하게 담은 그림들이 있습니다. 일상의 여유롭고 밝은 면을 담은 이 그림들은 행복이 일상 안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마치 <파랑새>의 결말과 같이 말이죠.

 

<파랑새 전시회>는 회화, 설치, 영상, 일러스트레이션 등 각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7분의 작가님들이 함께 해주셨습니다.파랑새> 전시회 기획을 담당하신 조하영 전시기획자님께서는 이번 전시전에서 두 가지를 염두에 두셨다고 합니다. 하나는 사전 지식 없이도 풍부하게 즐길 수 있는 전시를 만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들이 행복을 좇는데 열중하기보다는 주변의 행복을 발견하길 바란다는 주제의식이었습니다. 실제로 전시회에는 <파랑새>의 대사를 곳곳에 설치하고 테마에 어울리는 인테리어와 작품 전시를 통해 관객들이 전시회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했습니다. 전시회를 쭉 따라가다 보면 관객들은 내가 생각했던 행복과 내 주위에 있는 행복에 대해 다시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색다른 데이트를 원하시거나 미술 감상을 원하시는 분, 혹은 일상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파랑새> 전시회를 추천드립니다.

 

 


참고: 전정아, "[모두의 아트] 당신의 파랑새를 찾고 있나요?",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92683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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